미니펭이 임신일기

[39주 3일] 분만일기

초코펭 2016. 12. 21. 05:01

원래 오늘밤 내일 유도를 위해 입원하기로 했었는데


3:40 좀 심한 생리통 느낌에 깸
진통 간격을 재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

4:40경 무언가 흐르는 느낌과 동시에 통증
화장실 가니 피가 섞인 액체가 나옴
오 이슬인가?!! 싶고 기쁜 마음도 잠시 콸콸콸 뭔가 쏟아짐
이건 양수구나! 싶어서
속옷을 갈아입어보니 바로 다 젖음
생리대하고 분만실 전화
양수 터진 거 같으니 오라고
씻고 오라고 했지만 양수 다 쏟을까봐 남편 깨워서 바로 출발
시트 젖을까봐 수건 두장이나 깔고 앉았지만
계속 새는 내 양수 ㅠㅠ

5:40
가족분만실 무사히 입성 후 각종 문진 및 기초 작업 마치고
첫 내진 3.7센치 열림
30프로 진행

제모 관장 시행
관장약 넣고 20분 있었는데 별로 안마렵
그래도 해결을 하고



7:40
처음에 혈당검사했을 때 60
당없는 수액으로 맞다가 당있는 것으로 바꿈
혈당체크하니 100


8:40
두번째 내진
3센치? 에 30프로? 아까보다 세게해서 엄청 아픔 ㅠㅠ
세시간동안 열린 게 없다니 ㅠㅠ


8:50
유도제 들어가기 시작! 하아
빨리 분만했으면 하는 마음 반
휘몰아칠 진통이 두려운 마음 반 ㅠ


넘나 아파옴 ㅠ
그 전까지의 진통은 진통따위였고
10정도에서 8,9 찍겠다 싶을만큼 온몸이 덜덜덜
땀으로 흥건
내생애 가장 강력한 생리통 겪는 그런 기분

9시 반쯤되니 한마리 짐승처럼 변해버린 난
무통은 언제주냐 외쳤고
곧 줄거라던 마취과 선생님은 수술실에 있어서 오시는 데 시간이 걸림



10:15
무통무통
효과는 30분부터

10:40 - 입원 네시간째
40퍼 열림 ㅠ
1센치 열리는데 정말 엄청난 고통이 ㅠㅠㅠㅠ

그래도 무통 맞으니 진통은 훨씬 덜 아픔 ㅠ
그래도 허리로 진통이 와서 왼쪽 허리는 계속 쑤심 ㅠ
촉진제가 너무 잘 들어서 다행인가 ㅠ




12시
갑자기 막 더 아픔
80퍼센트 열림

그 이후 폭풍진통과 함께 다 열렸으나
응꼬에 힘을 못줘서 ㅠㅠ 한시간 동안 연습하고
결국 배밀이도 당하고 ㅠㅠ
의사쌤 오시고 두 번 힘주고 낳음


1시 42분 2.88키로로 우리 미니펭이 탄생!!
남편이 탯줄 자르려고 했는데 병원에서 하는 무슨 수업 안 들었다고 의사선생님인가가 잘라버리쉼 ㅠ 아쉽..
그리고 제대혈은 기증하는 걸로
설마 오늘 나온 기사처럼 나와 미니펭이의 소중한 제대혈이 누군가에게 태반주사 등으로 쓰이는 건 아니겠지ㅡ ㅡ

미니펭이도 닦아주시고 꽁꽁 싸서
남편에게도 안겨주고
나에게도 안겨주시고 그동안 가슴에 갖다대 주시고

총 아홉시간 걸린 나의 자연분만 스토리..
가족분만실 아니었음 더 힘들었을 듯


분만하고 후처치하고
자궁수축제 맞으며 배를 맛사지 하는데 이것도 아파 ㅠ
흐어어어 아팠던 데 계속 자극하는 느낌이라 계속 아파

그리고 네 시간 기다린 끝에
오늘의 첫 끼니


임신성 당뇨식
하지만 혈당체크는 하지 않겠다
그런데 물어보니 병원에서 한다네?
다른 산모들은 간식 주는데 나는 안 준다네?
흑흑

진통하며 먹고 싶다고 외쳤던 고로케, 쫄면은 언제 먹을 수 있낭 ㅠㅠ




그리고 옆에서 손 잡아주고 마사지 해주느라 고생한 우리 미니펭이 아버님
하루종일 심부름하고 뛰어다니고 하다가 피로가 풀렸는지 콜콜잔다
고생했어, 생덩이가 손 안잡아주고 응원 안 해줬으면 멘붕왔을 듯 ㅠㅠ
우리 미니펭이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이로 잘 키워보자!
사랑하고 또 사랑함 ㅎㅎ
잠시 1순위가 밀려난 거 같은 건 기분 탓이야
절대절대 내 인생의 1순위는 생덩이임!



그리고 잠이 안온다 ㅠ
안와도 너무 안와 ㅠㅠ
잠깐 눈 붙이고 잤는데 빗소리랑 화장실 때문에 깨고
화장실 다녀오는 길에 신생아실에서 들리는 우는 소리에 혹시 우리 미니펭이가 우나 싶어서 급 눈물이 왈칵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