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통잠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침 6시 반에 분유주는데 불편해하길래 보니 끙아를 끙끙
부리나케 씻기고 나서 졸려하길래 팔베개 해서 같이 잤다
신나게 꿈을 꾸는데 어디선가 짭짭 소리가 나서 보니
민규 입이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서둘러 쭈쭈를 물렸지만 역시나 엉엉 울며 십오분동안 씨름하다가 겨우 먹였다
오전에는 대한민국 역사상 아주 중요한 일이 있었다
다른 날만큼은 절대 티비를 틀지 않는데 오늘은 참을 수 없었다
하지만 민규 분유 타주느라 집중해서 못봤다는 건 함정
그래도 네가 커나갈 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조금은 더 상식적으로, 조금은 더 민주적으로 변화하는 그 시작의 순간
너와 함께했어 민규야
엄마가 촛불집회부터 너무 나가고 싶었는데
뱃속에 너를 품고 가기엔 너무 위험했고
너를 돌보느라 한번도 못갔어
엄마 대신에 광장에 나가서 탄핵을 외친 국민분들께 감사한 마음 잊지 말자
어제보다 더 많이 엎드려있게 하려고 마음 먹었는데
민규가 앵앵 하니까 마음이 ㅠㅠ
삼분, 오분 잠깐씩만 엎드려둘 수 밖에
끙끙대다가 혼자 누워서 잠자는 너
무척 기특하구나!
조금 있다가 깨겠지만
엎드려 놓았더니 졸렸는지 찡찡대지는 않았는데
코끼리 친구를 이렇게 부여잡고
엄마한테 안겨있을때는 항상 이렇게
무언가를 잡는다
생존본능인가
아무튼 민규의 미래에 이날이 오래오래 회자되겠지
엄마는 너와 이 순간을 함께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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